[넥슨게임즈 SOUND센터 #2] 게임, 그리고 게임 사운드
2023.12.04페이지 정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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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Interviewee] 사운드센터 XH팀 이정현 부팀장님, ZEUS팀 성재원님, PM팀 김지수님
안녕하세요, 넥슨게임즈입니다.
지난주에 이어 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 직무 인터뷰 2편을 전해드립니다.

Q. 게임 사운드가 플레이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?
- 지수: 게임 사운드는 유저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깔아놓은 사운드가 많거든요. 음, 좀 풀어서 이야기하면 기본적으로 게임의 모든 요소에 사운드가 다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. 그러니까 게임을 켤 때부터 플레이를 끝내고 엔딩 타이틀이 나올 때까지 계속 BGM에, 엠비언스, 스킬 효과음, 또 게임 내에서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도 사운드가 다 들어가 있죠.
그런 까닭에 게임을 플레이할 때 유저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주는 역할도 하거든요. 유저들이 눈치를 못채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운드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거에요. 스킬 효과음이나 아니면 데미지음, UI 사운드, 팝업 창 뜨면서 '뿅뿅'하고 나는 사운드 등 모든 것이 플레이어가 지금 어떤 스킬을 쓰고 있고, 어떤 상황인지 등을 인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거죠.
- 정현: 잘 만들어진 게임 사운드는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을 해요. 직접 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줄 수도 있고 타격감이나 쾌감을 줄 수도 있고, 보이스 같은 경우는 플레이어들이랑 상호작용하는 NPC들의 목소리다 보니까 친밀감이나 아니면 적대감 같은 걸 느끼게 해줄 수도 있죠.
BGM 같은 경우는 공간의 분위기를 또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...어둡다거나, 장엄하다거나 하는 분위기요. 이런 요소들이 다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좀 화룡점정 같은 그런 느낌으로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.

- 재원: 어떻게 보면 소리라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감각이잖아요? 정현 부팀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공간의 느낌이 최대한 사운드로 표현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기도 하고, 어떤 성공을 피드백하는 소리를 만들 때도 소리를 듣고 정말 기분이 최대한으로 좋아지게끔 만드려고 노력하죠.
또 실패했을 때 나오는 사운드는 플레이어가 '아쉽다, 다시 도전하고 싶다'라고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거든요. 이런 부분에서 고민을 정말 정말 많이 하고, 늘 사운드를 통해 유저들의 경험을 구체화시켜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.
Q. 게임 사운드 작업이 다른 매체에 비해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이 있다면?
- 정현: 게임 사운드는 작업하면서 여러 부서의 이야기도 들어야 하고, 전체적으로 어떻게 기획했는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되요.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한한 대로만 또 작업을 할 수는 없죠.
예를 들어 저희가 사운드 부분에서 욕심이 생겨서 '이걸 이렇게 좀 더 추가하고 싶은데' 하더라도, 개발 파트에서 기능 구현이 어렵다면 저희가 그대로 밀고 나갈수는 없으니까요. 그런 지점들을 고려하면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조금 어려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.
- 재원: 제가 맡고 있는 갓썸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, 게임의 콘셉트 자체가 이제 다양한 세계의 다양한 문명, 그 문명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전쟁이기 때문에 각 문명의 특성을 이해하는 게 많이 중요했어요. 저희 팀원들이랑 팀장님이 소리 하나, 하나, 정말 버튼 사운드 하나까지도 항상 기획회의를 통해서 사운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.
각 나라의 전통 악기나 전통 의상이나 그 분위기를 내주는 여러 가지 소리들이 있어요. 예를 들면 인도에서 쓰는 종소리랑 로마에서 쓰는 종소리는 미세한 톤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, 그런 것 하나하나를 저희가 다 조사해서 기획하고 만들어야 했죠. 정말 음악, 영화 등등 수 많은 레퍼런스를 찾아봤어요.
- 지수: 가끔 기획이 급하게 변경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. 원래 개발 과정에서 사운드가 항상 거의 마지막에 들어가기 때문에, 아트가 끝난 다음 그 아트를 보고 사운드를 해야 되는 작업이다 보니까 일정 자체가 원래 그렇게 엄청 넉넉한 편은 아니거든요.
그런데 갑자기 기획이 바뀌고, '저희 당장 내일 배포해야 되는데 이 부분이 바뀌어가지고, 혹시 사운드도 변경해 주실 수 있나요?' 이렇게 요청이 오면... 난리가 나죠.(웃음) 그러면 제가 사운드 센터 담당자 분께 전화해서 '이거 되나요?' 사정하고, 그런 적이 몇 번 있기는 해요. 정말 급해서 성우 섭외할 겨를도 없으면 내부 인원들이 녹음해 주시기도 하고...어떻게 해서라도 일정을 맞춰드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.
Q. 좋은 게임 사운드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 하시나요?
- 정현: 유저들이 들었을 때 불편함이나 이질감이 없이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잘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요. 플레이할 때 보이는 거랑 들리는 거 사이에 무언가 걸리는 부분이 없이 편안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. 또 플레이를 오래 해도 귀가 편안할 수 있도록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게 중요하겠죠.
지금 여기에 사운드가 들어가 있구나라는 걸 유저들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사운드가 갑자기 없어지면 '어라?'할 정도의 존재감은 있는 사운드. 그게 좋은 사운드인 것 같아요.
- 재원: 저는 입사하기 전에는 무조건 아이디어가 돋보여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. 그런데 처음 넥슨게임즈에 들어와서 처음에 들었던 조언이 '눈을 감고 들어도 그 의도를 알 수 있어야 된다'고 하시더라고요. 불이나 바람이나 물, 이런 기본 원소 소리들이 눈을 감고 들으면 사실 다 비슷하게 들리거든요. 눈을 감고 들어도 질감의 구분이 구분이 되고 의도를 알 수 있게끔 디자인된 소리가 좋은 사운드인 것 같아요.

Q. 작업 중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.
- 정현: 제가 V4 사운드 담당할 때 일인데요, V4에 크라투스라는 보스가 있어요. 그게 제가 입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해본 이제 보스 몬스터 작업물이었거든요. 원래 몬스터 같은 경우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이미 가지고 있는 목소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, 제가 첫 작업물이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'이건 직접 녹음해서 해보자' 해서 제 목소리로 직접 녹음을 해서 작업을 했어요.
그때는 제가 신입이고 해서 제 목소리를 녹음한 몬스터를 모든 유저들이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뭔가 보람찼던 것 같아요. 계속 녹음하다가 목이 쉬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.(웃음)
- 재원: 저도 작업물에 대한 기억인데요. 갓썸 엠비언스를 리뉴얼 하면서 그리스 문명 엠비언스를 새로 제작할 때였어요. 계속 팀원들이랑 팀장님이랑 고민을 하는데 뭔가 분위기를 끌어올릴 만한 게 잘 안 나오는거에요. 그때 제가 생각했던 게 하프 소리였어요. 하프 소리를 가상 악기로 해서 제가 직접 녹음해서 만들었는데, 분위기가 잘 살아서 엄청 기뻤던 기억이 있어요.
아무래도 게임 속 문명마다 BGM이 또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음악에 맞게끔, BGM 중간에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만한 멜로디를 고르는 게 관건이었는데요. 아무래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소리 위에 악기를 얹으면 잘 안 붙을 수도 있거든요. 더군다나 엠비언스에 들어간 악기 소리다 보니까 악기가 주변에서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줘야 했기 때문에 그런 공간감을 살리는 부분을 많이 신경썼습니다.
- 지수: 저는 외주 작업들이 많이 기억이 나는데, 그중에서도 V4 'RISE ABOVE' 보컬 작업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어요. 보컬 작업을 맡은 것이 처음이라 그 과정이 새로웠던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.
기존 외주 작업이랑 좀 달랐던 게 일단 음악 작곡가님 섭외가 필요했고, 또 그 작업물이 보컬 곡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피드백도 내부에서 많이 논의를 했었고요. MH스튜디오랑도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, 보컬 녹음실도 잡아야 되고. 또 녹음을 하면서도 조금 크고 작은 돌발 상황들이 있었어요.
그렇게 이런저런 일을 해결해 나가면서 만들었는데, 이제 발표가 되고 나니까 되게 뿌듯하고...'우리가 만든 작업이야' 하면서.(웃음) 크레딧에 저희 이름도 다 들어가 있는걸 보니 보람차고, 유저들의 반응도 좋아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.

넥슨게임즈 사운드센터에서 근무하고 계신 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,
저는 참 신기한 부분이 많았는데요, 여러분은 어떠셨나요?
늘 옆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게임 사운드에 이렇게나 많은 열정과 노고가 숨어있었군요.
유저분들의 즐거운 플레이를 위해 정말 다양한 부서가 애써주고 계신답니다.
다음에도 더 재미있는 게임 제작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~!